돌아오는 길

도시는 해가 진 뒤에야 낮 동안 감춰 두었던 리듬을 드러낸다. 퇴근길의 발걸음은 조금 느려지고, 창문마다 켜지는 빛은 서로 다른 하루가 같은 저녁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음을 알려 준다.

좋은 문장은 서두르지 않는다. 다음 문장으로 독자를 밀어 넣기보다, 한 문장이 남긴 여백을 함께 바라보게 한다.

어떤 장면은 사진보다 한 줄의 문장으로 더 오래 남는다. 비가 막 그친 골목의 냄새, 무심히 접힌 영수증의 모서리, 먼 곳에서 들려온 첫차의 소리 같은 것들이다.

읽기는 개인적인 행위지만, 읽기 환경은 고정된 정답을 가질 필요가 없다. 누군가는 단정한 세리프체를 좋아하고, 누군가는 화면에서 더 또렷한 산세리프체를 선호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