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 계절의 성취

책상 위에 펼쳐진 책

이 계절 발표된 소설들은 공통적으로 도시의 소음을 서사의 배경이 아니라 인물의 내면으로 끌어들인다. 창밖 소리는 더 이상 배경음이 아니라 사건이다.

문장의 밀도는 높아졌지만 정보량은 오히려 절제되었다. 무엇을 말하지 않을 것인가를 고르는 감각이 이 시기 작품들의 실질적인 완성도를 가른다.

다만 인물 간 대화의 리듬이 지나치게 균질하다는 인상은 남는다. 서로 다른 인물이 같은 속도로 말할 때, 독자는 목소리 대신 활자만 읽게 된다.

그럼에도 이 계절의 성취는 분명하다. 침묵을 서사 장치로 다루는 방식이 다음 계절 작품들에도 이어지길 기대한다.

세로로 쌓인 책들